도급vs 발주 기준과 안전관리
최근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체계 아래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우리 회사가 이 공사(작업)의 도급인인가, 아니면 단순 발주자인가?”
계약서에 ‘발주자’라고 명시했더라도 실질적인 지배력에 따라 ‘도급인’으로 판단되면 원청에 무거운 법적 책임이 부과. 불법파견 시비는 피하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실무 가이드를 정리
1. 도급인과 건설공사 발주자의 명확한 개념 차이
- 도급인(원청): 사업의 일부를 맡긴 주체로서,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협력사(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 의무
- 건설공사 발주자: 건설공사를 도급하는 주체이되 ‘시공을 주도하여 총괄 관리하지 않는 자’로 정의됩니다. 설계 변경 요청이나 공사 기간 연장 등 간접적인 의무만 부담
법원과 고용노동부의 핵심 판단 기준: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권한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
2. ‘도급인’ 여부를 결정하는 3가지 핵심 판단 기준
법원과 고용노동부가 실질적 지배력을 판단할 때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3가지 체크포인
① 사업 필수성과 장소
- 발주자로 볼 가능성이 높은 경우: 사업 수행과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 등. 또는 현장이 사업장 내에 있더라도 펜스나 담장으로 명확히 구획되어 있고 별도 출입문을 사용하여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경우.
- 도급인으로 볼 가능성이 높은 경우: 공장 설비의 배치 변경이나 교체 공사처럼 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업무인 경우. 기존 생산 활동 공간과 작업 공간이 중첩되어 유해·위험 요인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
② 관여 수준
- 회사가 직접 공사의 구체적인 범위, 내용, 방법, 일정을 관리하는 경우.
- 투입되는 인력에 대한 출입 승인 및 통제까지 관여한다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명백한 증거가 되어 도급인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음
③ 보유 전문성 (주된 사업분야 여부)
- 주의해야 할 핵심 포인트: 수리·보수 대상 시설물에 대해 외부 업체보다 원청 내부 인력이 기술적으로 더 높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법원은 원청이 공사를 실질적으로 관리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보아 도급인으로 판정
⚠️ 안전 활동의 아이러니 (양날의 검):
고위험 작업에 원청 안전관리자를 상주시키거나 협력업체와 위험성평가를 공동 수행하는 적극적인 안전 활동은 반드시 필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행위 자체가 “원청이 현장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도급인 판단 근거)가 될 수도 있음
3. 산안법 제63조의 딜레마: “안전은 챙기되, 지시는 하지 마라?”
산안법 제63조에 따라 도급인은 수급인 근로자의 산재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 필요 하지만 ‘보호구 착용 지시 등 근로자의 작업 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
- 이유: 원청이 하청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작업 지시를 내리면 파견법 위반, 즉 ‘불법파견’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
- 현황: 법 시행 후 명확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부족하여, 아래와 같이 하급심 판례를 통해 책임의 경계(Safety Zone)를 설정 필요

※ 판례로 본 도급인(원청) vs 수급인(하청) 책임 범위
| 분류 | 도급인(원청) 영역: 관리 시설/시스템 | 수급인(하청) 영역: 책임 행동/방법 |
| 핵 심 | 장소, 설비, 정보 제공 | 작업 방법, 순서, 행동 통제 |
| 시설 / 장소 | 작업 장소 및 공용 시설물 안전성 확보 – 비계, 난간, 추락방지망 등 정기 점검 (인천지법 2021) 위험 정보 제공 – 굴착 전 지반 상태, 지하매설물 사전조사 공유 (전주지법 2025) | 세부 작업 방법 및 휴대용 장비 관리 – 작업발판 등 휴대 및 설치가 용이한 안전설비 제공 및 설치 (수원지법 안산지원 2025) |
| 보호구 / 장비 | 적정 보호구 제공 확인 – 이중 안전대 등 필수 보호구 지급 및 적격품 확인 시스템 점검 (부산지법 2024) | 보호구 착용 직접 지시 – 안전모 턱끈, 안전대 체결 등 착용 상태에 대한 TBM 및 즉각 조치 (산안법 제63조 단서) |
| 관리 / 계획 | 안전보건 경영 시스템 작동 확인 – 수급인의 작업계획서 작성 여부만 확인 (내용 간섭 최소화) (대구지법 2023) | 작업 계획 수립 및 이행 – 작업 순서, 세부 안전조치 수립 및 근로자 교육·감독 (산안규칙 제38조) 근로자 작업 행동 통제 – 운전석 이탈 시 키 분리 등 불안전 행동 직접 지시 및 징계 (창원지법 2024) |
| 의사 소통 | 하청 소장(관리자)에게 요구 | 소속 근로자에게 직접 지시 |
4. 원청 안전관리자의 현장 지시 3단계 프로세스
현장에서 하청 근로자의 불안전 행동(예: 굴착기 기사가 시동을 켠 채 운전석 이탈)을 발견했을 때, 불법파견 리스크 없이 안전을 확보하는 실무 프로세스
단계 1: 작업 중지 및 위험 고지
- 행동: 즉시 해당 작업을 중지시키고 위험 상황을 고지 (예: “운전원 이탈 시 장비 전도 및 오조작 위험이 있습니다.”)
- 주의: 안전 확보를 위한 통제 행위이므로 즉각 실시
단계 2: 수급인 관리자 호출 (직접 지시 금지)
- 행동: 불안전 행동을 한 근로자에게 직접 잔소리를 하거나 지시하지 말고, 반드시 해당 수급인의 관리감독자(현장 소장 또는 반장)를 호출
- 정확한 실무 워딩:“귀사 소속 근로자가 산안법에서 금지하는 [불안전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귀사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사항이므로, 즉시 해당 근로자에게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시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보고해 주십시오.”
단계 3: 조치 결과 확인 및 기록
- 행동: 수급인 관리자가 자기 소속 근로자에게 직접 지시하여 시정하는 과정을 확인
- 기록: 위험 사항, 원청의 고지 내용, 수급인의 조치 결과를 [도급사업 안전보건 협의체 회의록] 또는 [현장 안전 점검 일지]에 명확히 서면 기록하여 법적 증거를 확보

- 현장 안전관리의 핵심은 “채널의 단일화”
- 원청은 장소와 설비, 위험 정보라는 ‘틀’을 제공하고,
- 하청은 그 틀 안에서 근로자의 ‘행동’을 통제
- 불안전 행동 적발 시 반드시 하청 관리자를 거쳐 조치하도록 프로세스를 정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