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지하 터널, 장기 방치된 폐건물 지하실 등 밀폐공간 특수 로케이션은 특유의 분위기와 시각적 연출을 위해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 자주 활용됩니다. 그러나 환기가 극도로 제한된 공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산소 결핍과 유해가스 체류로 인해 진입 즉시 뇌 손상 또는 질식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최고 위험 등급의 작업 구역입니다. 안전한 로케이션 연출을 위해 준수해야 할 필수 통제 기준과 실무 프로토콜을 정리합니다.

1. 밀폐공간 적정공기 기준 및 법적 근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제618조~제626조 밀폐공간 작업 프로그램 수립·시행)에 따라 제작팀이 진입하기 전 반드시 ‘적정공기’ 상태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 측정 항목 | 법적 적정공기 기준치 | 위험 발생 시 인체 영향 |
| 산소(O2) | 18% 이상 ~ 23.5% 미만 | 16% 이하 시 호흡 곤란 및 맥박 증가, 10% 이하 시 실신 및 뇌사 |
| 일산화탄소(CO2) | 30ppm 미만 | 두통, 산소 공급 차단(헤모글로빈 결합), 의식 상실 |
| 황화수소(H2S) | 10ppm 미만 | 후각 마비, 폐부종, 700ppm 이상 노출 시 즉사 |
| 가연성 가스(LEL) | 폭발하한계(LEL)의 10% 미만 | 정전기·조명 스파크에 의한 인화 및 폭발 |
2. 복합가스 측정기 운용 3단계 수칙
가스 측정은 감각(냄새·시각)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정기 교정(Calibration)을 마친 흡입 펌프 일체형 복합가스 측정기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원격 측정 및 다지점 수직 측정: 작업자가 직접 들어가지 않고 프로브(연장선)를 밀폐 공간 내부로 투입합니다. 가스의 비중에 따라 공기보다 무거운 황화수소 등은 바닥에, 가벼운 메탄 등은 상부에 체류하므로 바닥, 중간, 천장 높이별로 3개 지점 이상을 측정합니다.
- 측정 주기 및 실시간 모니터링:
- 1단계: 최초 진입 전 측정
- 2단계: 스태프 투입 직전 측정
- 3단계: 장시간 슛(Shoot) 진행 중 최소 1시간 단위 정기 측정 및 실시간 경보 모드 상시 유지
- 작업 중지 기준: 산소 농도가 18%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유해가스 수치가 경보 기준을 초과하면 즉시 무전으로 “촬영 전면 중단(All Stop)”을 발령하고 모든 인원을 즉시 지상/외부로 대피시킵니다.
3. 강제 환기 설비 및 보호구 운용 프로토콜
자연 환기만으로는 밀폐공간 내부의 오염 공기 배출이 불가능하므로 장비 기반의 환기 시스템과 안전 장구가 필수적입니다.
- 송풍기(Blower) 용량 및 배치 기준:
- 환풍기 용량은 밀폐 공간 체적($V$)을 기준으로 최소 시간당 5회 이상 환기(5 ACH)가 가능한 대용량 방폭형 송풍팬을 설치합니다.
- 급기구 호스는 작업자의 호흡선 근처 바닥까지 깊게 인입하고, 배기 경로는 출입구 반대편으로 유도하여 사각지대(Dead Space)를 제거합니다.
- 발전차·중계차의 배기가스가 송풍기 흡입구로 역유입되지 않도록 송풍팬 흡기구는 발전차 배기구로부터 최소 15m 이상 풍상 측(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배치합니다.
- 호흡용 보호구(송기마스크 vs 방독마스크):
- 방독/방진마스크 절대 금지: 산소 결핍(18% 미만) 환경에서는 정화통 방식의 방독마스크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 송기마스크(Air-line) 또는 공기호흡기(SCBA) 필수: 급박한 구조 작업이나 환기가 불완전한 상태에서의 진입은 반드시 외부 콤프레셔 라인이 연결된 송기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4. [CSO의 실무사례] 폐터널 누적 매연과 산소 결핍 질식 위험 통제
사례 배경: 폐철도 터널 내에서 액션 추격 씬 및 스모그 연출 촬영 진행 (체류 인원: 배우 및 촬영 스태프 약 35명)
현장 리스크 발견: 폐터널 내부 150m 지점에 조명용 소형 가솔린 발전기를 반입해 가동 중이었으며, 포그 머신(스모그) 분사가 겹쳐 시야가 혼탁해진 상태. 진입 전 복합가스 측정 결과 입구(산소 20.9%)와 달리, 150m 내부 깊은 지점의 산소 농도가 **16.2%**까지 저하되고 일산화탄소($CO$) 농도가 45ppm으로 법적 기준치를 초과함.
CSO 즉시 통제 조치:
- 내부 연소 장비 전면 반출: 터널 내 모든 발전기를 즉각 터널 외부로 철거하고, 옥외 발전차로부터 방수형 연장 케이블 릴을 전개하여 전력 공급 라인 재구축.
- 대용량 방폭 송풍 닥트 2라인 설치: 터널 외부에서 내부 촬영 지점까지 150m 플렉시블 덕트를 연장하여 40분간 강제 급기 환기 실시 (환기 후 산소 농도 20.8%, CO 0ppm 정상화 확인).
- 안전감시인 및 비상 삼각대·윈치 배치: 터널 입구에 전담 안전요원을 배치하여 진입자 명부를 작성하고, 비상용 공기호흡기(SCBA) 2세트 및 비상 구조용 삼각대·윈치를 상시 대기시켜 구조 골든타임(4분) 확보.
5. 국가법령 및 기준 참고 자료
-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안전조치 – 밀폐공간 작업 시의 위험 방지)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0편 (밀폐공간 작업으로 인한 건강장해의 예방)
- KOSHA GUIDE H-80-2021 (밀폐공간 작업 질식재해 예방 매뉴얼)
- 방송영상콘텐츠 제작현장 안전 가이드라인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
현장 전문가 인사이트 & 글쓴이 소개
밀폐공간 촬영은 일반 세트장과 달리 ‘보이지 않는 위험’을 통제해야 하는 정밀한 안전 엔지니어링 영역입니다. 연출 스케줄의 촉박함을 이유로 사전 환기 시간(최소 30분 이상)과 가스 측정을 건너뛰는 순간 치명적인 인명 사고로 직결됩니다. CSO와 현장 감독자는 “측정되지 않은 공간에는 단 한 명의 스태프도 발을 들일 수 없다”는 원칙을 제작 헌장 수준으로 엄격하게 준수해야 합니다.
글쓴이: 콘텐츠 제작 안전보건총괄책임자(CSO)
건축시공기술사 / 건축기사 / 건설안전기사 보유
대형 방송·미디어 제작 현장 및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의 총괄 안전보건 관리 책임자로서, 중대재해 제로(Zero)를 위한 현장 중심 안전 거버넌스 구축 및 고위험 작업 프로토콜을 정립하고 있습니다.